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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제럴드 의 게임(Gerald's Game, 2017) 리뷰

by ^()$&▼ 2021. 7. 13.

※ 스포 주의

 

넷플릭스에서 스티븐 킹의 원작 영화 제럴드의 게임을 관람했습니다. 영화 제럴드의 게임은 제가 생각했던 영화보다 복잡했습니다. 단순한 방 탈출을 표현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고 스티븐 킹의 원작답게 심오한 면이 많았습니다. 해석이 필요한 영화지만 저는 간단하게 제럴드의 게임을 보고 느꼈던 점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그전에 영화 제럴드의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과 스토리를 간략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제럴드의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바로 제시입니다. 제럴드와 특별한 밤을 보내기로 하고 제럴드의 욕구를 풀어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제럴드가 갑자기 심장 마비로 사망하게 돼버리고 제시는 혼자 남아 수갑에 묶인 채로 방을 탈출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사용하는데요. 영화 제럴드의 게임은 부부의 관계가 게임이 아닌 제시의 탈출기를 보여주면서 그녀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심리 묘사를 통해 인간의 공포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다. 

 

제럴드의 게임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초반이었습니다. 제시의 공포에 질린 표정을 보여주며 죽음에 대한 직접적인 공포와 방을 탈출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들이 관객들에게 전달이 잘 되어 제시의 고통을 관객들이 같이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게 설계가 되어 있었습니다. 원작 스티븐 킹의 소설에서는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할 정도로 말이죠.

 

또한, 자아분열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단순히 심장마비로 사망한 제럴드의 환영만 보이는 것이 아닌 제시 본인의 환영이 나타나 환영끼리 대화하거나 제시의 환영이 수갑으로 묶여있는 제시에게 해결책을 제시하는 부분들은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디테일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왜냐하면 잘 생각해보면 인간은 궁지에 몰리면 자기 자신에게 해결책을 제시하고 스스로 대화를 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습성을 영화에서 잘 표현해 인간의 심리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러한 심리 묘사는 스티븐 킹의 원작 영화 1922에서도 죄책감의 무게를 보여주는 장면에서 주인공이 죽인 아내의 시신이 좀비처럼 다가오는 장면과 비슷했습니다.

개와 손목

영화 제럴드의 게임은 잔인한 영화에 속합니다. 심리적인 압박과 동시에 신체적이고 제시의 정신을 갉아먹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중 최악은 제럴드의 시신을 맛있게 먹는 개의 등장입니다. 제럴드의 시신의 맛을 한 번 본 개는 계속해서 시신에 접근하려고 시도하고 이 시도를 통해 살점을 먹는 장면들을 제시가 보게 됩니다. 이런 장면들은 심리적인 공포에 지친 제시가 이제는 시각적, 후각적인 공포와 더불어 저 개가 나를 먹을 수도 있다는 공포까지 첨가되게 되는 3중고를 겪게 만드는 장본인입니다. 이런 공포를 견뎌야 하는 제시에게 해결책은 빨리 나가는 것이죠. 개는 사실 문라이트였지만.... 

 

하지만 이런 끔찍한 방탈출을 옭아매는 수갑은 오랜 시간 묶여있다 보니 피도 안 통하고 아프기만 합니다. 영화에서만 봐도 고통이 느껴졌고 물 한 번 마시려고 팔을 올리는 장면들은 제가 다 아픔을 느꼈으니깐요. 제시에게 수갑은 과거의 망령이자 남편의 유산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고통스럽지만 필사적으로 잊어야 하며 최악의 아픔 손목 가죽과 살이 벗겨져도 무시해야 그녀의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잔인한 족쇄라고 볼 수 있죠. 그럼에도 제시는 아픔과 과거의 가죽을 벗겨내고 결국 앞으로 나아갑니다. 

 

 

너무 많은 상징들은 영화를 어지럽게 한다. 

아쉽게도 제가 영화 제럴드의 게임에서 인상깊게 본 장면들은 초반부였습니다. 중, 후반부로 갈수록 제시의 어린 시절, 문라이트, 달과 같은 상징들이 너무 많이 나와 초반의 심리 묘사가 무용지물이 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물론, 영화 전체적으로 보면 제시가 아버지에게 성추행을 당하는 장면이 달과 연결이 되는 등 연결점을 찾으면 많이 있겠지만 영화의 스토리를 상, 중, 하로 나누어 보았을 때 중에 해당하는 내용들은 제럴드의 게임이라는 제목과는 어울린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문라이트 역시 갑자기 등장해 원작을 읽지 않거나 영화의 흐름을 조금만 놓쳐도 이해하기 힘들었고 문라이트의 존재 역시 이해하기 힘들었으며 영화의 몰입에 방해가 되기까지 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문라이트가 실존 인물이며 제시가 마지막에 던지는 대사가 영화에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지럽기도 했고요. 

 


사실 별로 해석하고 싶지도 않았고요. 차라리 저는 간단하게 영화가 진행되었으면 했습니다. 제시의 자아 분열과 문라이트와 같은 애매한 요소들을 빼고 진짜 개였다면 영화를 더 단순하고 재밌게 보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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