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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메가마인드 빌런의 시점에서 본 히어로 이야기 [줄거리O, 스포O]

by ^()$&▼ 2021. 7. 15.

※ 스포 주의

 

넷플릭스에서 메가마인드를 다시 감상했습니다. 벌써 11년이 지난 영화였지만 여전히 매력적이었고 그래픽도 11년 전임을 감안하더라도 좋은 편이었습니다. 스토리가 촌스럽거나 앞 뒤가 맞지 않는 등 문제도 없었고 오히려 2편을 기다렸던 저에게는 2편이 왜 나오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만 남겼습니다. 사실 2번이 아니라 3번은 본 기억이 나는데 볼 때마다 재밌었고 정형화된 빌런과 히어로의 이미지가 아니라 기억에 더 남네요. 영화의 줄거리부터 간략하게 요약해보면

 

시놉시스

초반 줄거리는 슈퍼맨이 초반에 지구로 보내지는 장면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졌습니다. 행성이 파괴되면서 메가마인드의 부모님은 다른 행성으로 자신의 아이 메가마인드를 피난 보냅니다. 그런데 여기서 특이한 점은 메가마인드와 같이 지구로 보내지는 외계인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슈퍼맨을 모티브로 한 메트로맨입니다. 메트로맨은 메가마인드와 다르게 운 좋게 좋은 환경에 살게 되고 잘생긴 외모와 좋은 초능력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목에 받게 됩니다. 그에 반해 메가마인드는 감옥에서 살게 되는 것도 모자라서 이상한 외모와 감옥에서 잘못 배운 상식들로 인해 사람들의 미움을 사게 됩니다. 물론, 메가마인드도 호감형이 되기 위해 노력은 하지만 잘 되지 않고 그 뒤로 빌런의 삶을 살게 됩니다. 

 

둘은 성장해 메가마인드는 항상 메트로 맨에게 당하고 감옥에 들어가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항상 실패하던 메가마인드의 계획이 갑자기 성공하며 메트로맨은 죽게 되고 메가마인드는 멘붕에 빠지게 되는데...

 


영화의 주요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그 뒤 메가마인드의 행동이나 히어로의 시선이 아닌 빌런의 시선으로 보는 선과 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처음 볼 때는 정말 신박했습니다. 지금이야 조커나 악당들의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는 영화들이 개봉해 사람들이 익숙하지만 11년 전에는 없었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그나마 인크레더블의 빌런인 신드롬 정도가 빌런의 과거를 알 수 있는 정도였고 나머지는 깊이 들어가지도 않았고 관심도 없었죠. 다크나이트의 조커 정도? 가 조금 깊이 들어가 있었지만 결국 시점은 히어로 시점이었습니다. 제 기억에는 빌런이 직접 내레이션을 하거나 하는 영화는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매력 1 - 빌런의 시점으로 영화를 보여주다. 

빌런의 시점으로 영화를 보여주다 보니 슈퍼 히어로도 그저 성가신 존재처럼 보이고 히어로도 악당처럼 보이는 느낌이 살짝 들었습니다. 그의 잘난척하는 행동이 히어로의 본질이라면 오히려 메가마인드가 어떤 면에서는 히어로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의문도 들었고요. 메가마인드가 완벽한 악의 캐릭터는 아니었기에 이런 시점이 나올 수 있기도 했지만 약간 불쌍하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메가마인드는 완벽한 악이라기보다 놀고 싶어 하고 애정을 갈구하는 어린아이 같은 면이 더 많았거든요.

 

마치 메트로맨과의 싸움을 그저 놀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그의 어린 시절 애정을 많이 받지 못해 애정결핍이 생긴 것이 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암튼 빌런은 빌런이니 그가 하는 행동들은 납치부터 도시 파괴 등등 나쁜 짓들을 하기는 합니다. 그래서 도시는 히어로가 필요했고 메가마인드가 바라보는 히어로는 놀이의 대상이자 애정을 주는 존재처럼 보였습니다. 이런 시점으로 영화를 보여주다 보니 영화가 루즈하지 않았고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매력 2 - 슬퍼 보이는 메가마인드와 록산느의 심경 변화

메가마인드의 매력은 슬퍼 보임에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는 어렸을 적부터 환경에 따라 움직였고 생각했을 텐데 어딘가 슬픔이 보였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빌런의 행동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행동들의 기반에는 애정결핍이 깔려있고 애정을 갈구하기 위한 행동들은 그를 더 슬퍼 보임의 늪으로 관객들을 끌어들입니다. 록산느를 납치해서 괴롭히는 것도 초반에는 애정 갈구의 행동이었을 것이고 나중에는 사랑으로 변화했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더 재밌는 건 메트로 맨이 죽은 후에 메가마인드의 행동입니다. 오히려 영웅이 되어 자신을 이겨줄 사람을 찾게 됩니다. 빌런인 그는 선이 없다면 악도 없다는 진리를 알고 있었으며 그걸 다시 이용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노력하죠. 그래서 결국에는 메트로 맨의 DNA를 활용해 영웅을 만들어 냅니다.

 

빌런이 영웅을 만드는 설정은 정말 신선했습니다. 지금 봐도 신선하면서 약간 변태가 아닌가도 생각했습니다. 누군가에게 핍박받는 걸 좋아하는 타입인가 봅니다... 암튼 메가마인드는 영웅 타이탄을 만들지만 타이탄은 영웅이 되자마자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에게 막 대하고 버림받자 흑화 해버립니다. 정말 찐따인걸 제대로 티 내죠.... 메가마인드는 이런 타이탄의 행동을 보고 그의 눈은 더 슬프게 변해버립니다. ㅜㅜ 그리고 타이탄의 파괴적인 행동은 록산느와 죽은 영웅인 메트로 맨의 은신처를 찾아가는 계기가 됩니다. 은신처에는 알고 보니 모두를 속이고 잠수를 탄 메트로 맨이 있었고 이를 본 록산느와 메가마인드는 돌아오라고 그를 설득합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쉬고 싶다고 말하고 메가마인드는 스스로 빌런은 영웅이 될 수 없다며 자수를 하고 감옥으로 갑니다.

 

이런 슬픈 장면들을 통해 메가마인드가 마냥 악인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장면들이었습니다. 게다가 록산느는 자신을 속이고 데이트를 한 메가마인드를 보는 표정에서 그동안 정이 들었는지 그가 마냥 싫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이 둘의 케미가 생각보다 괜찮았고 메가마인드의 슬픈 눈의 변화와 록산느의 애정도 변화는 영화를 보는 동안 매력으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어른을 위한 영화는 아닌지 그들의 심경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매력 3 - 히어로와 빌런의 바통터치

히어로와 빌런의 바통터치는 어디선가 본 적 없으신가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떠올리실 수도 있는데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빌런들의 악한 힘을 이용해 임무를 수행하게 하는 모습은 역발상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배트맨 vs 슈퍼맨에서 흑화 된 슈퍼맨의 모습은 영화 메가마인드 속 타이탄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빌런은 영웅으로 영웅은 흑화 된 빌런으로 변하는 모습들을 요즘에는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쉽게 보기가 힘들었죠. 권선징악 구조가 좋은 것이었으니깐요. 그렇게 따지면 정말 앞서 나간 영화입니다. 

 

감옥으로 간 메가마인드가 히어로로 변한 이유는 타이탄에 도발에 있습니다. 타이탄은 록산느를 납치해 메가마인드를 자극하고 메가마인드는 자신이 그동안 파괴했던 힘들이 어쩌면 남을 지키는 힘도 될 수 있다는 것을 짧은 시간에 깨닫게 됩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기 위해 감옥을 탈출해 악의 힘을 역으로 사용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렇게 영화는 세상을 이분법적으로만 나누지 않고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줬고 히어로와 빌런의 바통터치는 완벽하게 이루어졌죠.

 

타이탄을 무찌르고 결국 메가마인드는 영웅으로 변화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메트로 맨이 하는 이야기 중에 메가마인드가 영웅이 될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말을 하는데 이건 메가마인드가 완전한 악은 아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완벽한 악이었다면 메트로 맨은 메가마인드를 이미 죽였겠죠. 하지만 살려두었다는 것은 그가 바통터치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복선이기도 합니다. 

 


영화 메가마인드는 재미도 있었고 또 다른 시각으로 히어로를 볼 수 있어서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2편은 이미 빌런의 히어로 화라는 주제를 사용했기 때문에 나오지 못한 것 같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네요. ㅜㅜ 그리고 차라리 2편이 나오지 않은 것이 이 영화를 더 빛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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