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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정 스며들다 아재들의 판타지물 [스토리 O, 결말 O]

by ^()$&▼ 2021. 7. 26.

영화는 다양성에서 바라봐야 하는 장르이면서 동시에 재미와 감동 그리고 뛰어난 스토리가 필요한 복합 문화 장르입니다. 음... 그런데 이 영화는 정말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그리고 왜 만들어졌는지 잘 모르겠는 영화입니다. 에로 영화처럼 야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영화를 보면서 가슴이 아프도록 이 둘을 응원하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전광렬 배우님이 가장 행복해 보이는 것은 왜 그럴까요?

 

영화 유정 스며들다의 줄거리는 정말 간단합니다. 명예퇴직을 앞두고 있는 50대 정욱(전광렬 배우님)이 버스에서 우연히 만난 20대의 유리(정연주 배우님)를 만나 사랑에 빠져 바람을 피우는 모습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습니다. 판타지 그 자체입니다. 20대의 여자가 50대의 남자를 순수하게 만나는 것을 그리는 것도 판타지인데 둘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저 화나는 영화입니다. 영화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정욱의 친구 범석(이병준 배우님)이나 아내(이승연 배우님)들을 보고 있자면 정말 왜 나온 걸까?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최악의 영화로 뽑고 싶은 유정 스며들다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저씨 버스 말고 택시 타세요.... 

 

제가 이 영화를 판타지로 본 이유는 유리와 정욱의 첫 만남 때문이 아닙니다. 이들이 만나서 나누는 대화 그리고 그 상황들이 너무나 황당하고 일반적인 20대 여성의 시각이 아닌 아재의 시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 때문입니다. 아재들의 판타지를 영화에 대입시켰다고 밖에는 보이지 않았죠. 게다가 끊임없이 오그라드는 대사들과 상황들은 영화를 끝까지 보기 힘들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판타지도 이런 판타지가 없습니다. 50대 명예퇴직을 앞두고 있는 정욱과 유리가 만나는 장소는 버스 안입니다. 제네시스를 타고 가던 정욱은 차가 고장이 나서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버스를 타게 되는데요. 회사 전무가 버스를 타는 것도 웃겼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 정도 위치의 사람이라면 택시를 타지 않을까요? 뭐 그래요. 버스 탈 수 있죠. 택시비를 아끼는 전무님이라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런데 버스 안 상황은 더 가관입니다. 정욱은 버스에서 만 원을 내고 거스름돈을 떨어뜨리는 실수를 합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유리는 웃음 터뜨리고 정욱은 자연스럽게 다른 자리가 아닌 유리가 앉아있는 좌석 옆에 가서 서서 버스를 타고 갑니다. 그리고 시답잖은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보여주죠.

 

심지어 뒤에 자리도 있는데 굳이 서서 가는 이 아저씨의 뻔뻔함은 정욱이 유리에게 빠졌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실제 상황에 대입해보면 그저 자칫하면 경찰서로 잡혀갈 행동일 뿐입니다. 그리고 더 화나는 건 유리는 연장자인 정욱에게 자리도 양보하지 않고 노약자석에서 앉아서 계속 대화를 이어나갑니다. 이런 짜증 나는 장면과 상황들이 이어지다 보니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는 정이 떨어지고 이걸 계속 봐야 하는 혼돈의 카오스에 빠지게 되죠. 

 

제발 바람을 미화하지 마세요. 

정욱과 유리는 카톡도 하고 포장마차를 술도 마시면서 서로를 알아갑니다. 정상적인 연애를 하는 것처럼 설계를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딸과 아버지의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죠. 게다가 이 둘의 연애는 20대 대학생의 연애를 하는 것처럼 만들어서 그런지 보면서 좀 토가 올라왔습니다. 속이 타는 아내의 마음도 모른 채 정욱은 유리와의 연애를 즐기고 친구 범석도 소개해주는 등 유리를 자신의 세계로 끌어들입니다. 

 

제가 보기에 유리는 사랑에 빠졌다기보다 그저 안쓰러움과 정욱의 어른스러움에 끌린 것 같습니다. 안정적으로 보이고 또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졌으니 멋있어 보였겠죠.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이러한 모습을 그리는 것 자체가 바람 미화입니다. 바람을 피우는 장면들은 뽀샤시하고 아내와 대화하는 장면이나 현실로 돌아오면 어둡게 느껴지게 만들어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점을 표현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건 미화라고 밖에는 볼 수가 없었죠. 

 

 

그래요. 그냥 둘이 토스트 팔고 행복하게 사세요. 

 

영화는 막바지에 갑자기 급 진지 모드로 바뀌면서 정욱과 아내의 이야기 그리고 범석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보여줍니다. 이건 마치 시나리오가 별로여도 배우 빨로 이 정도로 보여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영화가 시궁창인데 어쩌겠어요. 마지막에 어찌저찌해서 정욱과 유리는 버스에서 재회를 하며 끝이 납니다. 여기서 어찌저찌는 정말 필요 없는 미사여구 같은 내용들입니다. 

 

정욱은 자신이 원하는 토스트 가게를 하는 것처럼 보였고 유리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런 결말에서 둘이 다시 만나는 장면을 보여주며 결국 우리는 사랑이었다!라는 것을 보여주죠. 게다가 완벽한 판타지물이라고 느껴진 점이 판타지에서 가지고 있는 요소들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오글거리는 대사, 역경을 뛰어넘고 만나는 주인공들, 빌런과 자신들을 도와주는 동료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피 엔딩인 결말까지 두 분이 행복하게 사셨으면 합니다. 

 


영화 유정 스며들다는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물론, 마냥 판타지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나이 차이를 극복한 커플도 있고 유부남을 꼬시는 젊은 여자도 바람을 피우는 아재와 젊은 여자도 분명히 있기에 이 영화가 무조건 판타지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으로 영화를 만들어 미화를 하는 행위까지 두고 보기는 참 힘들었습니다.

 

물론, 제가 영화의 세세한 부분들은 언급을 하지는 않은 점도 있지만 굳이 이 영화의 세세한 부분까지 다 찾아서 글을 쓰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생각도 남아있지 않아서 영화 리뷰는 여기서 끝내겠습니다. 아무리 더운 여름에 정신이 왔다 갔다 하더라도 이런 영화는 피하고 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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